Antigravity는 구글이 만든 에이전트 전용 개발 환경입니다. Claude Code가 터미널 한 칸에 들어앉아 도구처럼 일을 시키는 방식이라면, Antigravity는 화면 전체를 에이전트에게 내주고 여러 에이전트를 한꺼번에 풀어놓는 방식입니다. 둘 다 '알아서 코드를 짜주는 AI'라는 점은 같지만, 일하는 그림 자체가 다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Antigravity는 2025년 11월 공개 미리보기로 나온 구글의 개발 플랫폼으로, 코드를 직접 편집하는 화면과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띄워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화면을 함께 제공합니다. 후자를 매니저 화면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에이전트 여러 개를 서로 다른 작업에 풀어놓고 동시에 굴릴 수 있습니다. 기반 모델은 제미나이 계열(Gemini 3 Pro)이 기본이지만, 앤트로픽의 클로드나 오픈AI 모델도 골라 쓸 수 있게 열어놨습니다. 개인 사용자는 아직 무료지만 몇 시간마다 한도가 차고 다시 풀리는 방식이라 무제한은 아니고, 유료 등급도 있는데(월 20달러부터 200달러까지 여러 단계) 구글의 다른 AI 구독과 묶여 있어서 '독립 요금제'라 부르기엔 아직 이릅니다.
구글이 이걸 만들면서 내세운 원칙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에이전트를 화면 한구석 사이드바에 챗봇처럼 얹어두는 대신, 아예 독립된 작업 공간을 내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코드 자동완성만 거들어주던 기존 AI 편집기들과는 결이 다릅니다. 옆에서 거드는 도우미가 아니라, 자기 자리를 갖고 알아서 굴러가는 동료처럼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직접 한번 열어보고 싶다면 특별한 장벽은 없습니다. 지금은 무료 미리보기 단계라 계정만 있으면 켜보는 데 드는 비용은 없고, 다만 몇 시간 쓰다 보면 한도가 걸릴 수 있다는 점과 아직 기능이 계속 바뀌는 단계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Claude Code는 앤트로픽이 만든 코딩 에이전트인데, 애초에 터미널에 살도록 설계됐습니다. 코드를 읽고 고치고 테스트를 돌리고 깃 커밋까지, 사람이 하던 반복 작업을 명령어 한 줄로 넘기는 식입니다. 요즘은 IDE 플러그인이나 데스크톱 앱으로도 쓸 수 있게 됐지만, 뿌리는 여전히 파이프로 연결하고 여러 개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유닉스 도구에 가깝습니다.
식당에 비유하면 좀 더 또렷해집니다. Claude Code는 주방 하나에 들어가 정해진 요리를 끝까지 책임지는 요리사에 가깝고, Antigravity는 여러 주방을 오가며 동시에 지시를 내리는 총괄 매니저에 가깝습니다. 한쪽은 한 가지 일을 꼼꼼히, 한쪽은 여러 갈래 일을 한눈에 보는 식입니다.
그럼 비개발자, 특히 기획자나 PM도 쓸 수 있을까요. 오히려 이쪽이 진입장벽이 낮을 수도 있습니다. 검은 화면에 텍스트만 줄줄 뜨는 터미널보다, 여러 에이전트가 각자 뭘 하고 있는지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쪽이 눈에 더 잘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어, 이거 지금 뭐가 돌아가는지는 나도 알겠네" 정도의 감각은 금방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작업이 맞는 방향인지 판단하는 몫은 여전히 사람 것입니다. 화면이 친절해졌다고 판단까지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둘을 같이 쓰면 어떻게 되는지는 최근에 직접 겪어본 일이 있습니다. 원래 자동화용 에이전트 몇 개를 역할별로 나눠 각자 다른 창에 두고 지시를 내리는 식으로 운영해 왔는데, Claude Code 쪽 사용량 한도에 부딪히면서 Antigravity를 열어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여러 프로젝트 폴더를 한꺼번에 내려다보며 하위 에이전트를 동시에 부리는 걸 보고, 아예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에이전트들이 각자 맡은 일을 꼼꼼히 처리하는 실무자라면, Antigravity는 여러 일을 한눈에 굴리는 현장소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래 방치해 둔 낡은 프로젝트 하나에 이 조합을 시험 삼아 투입해 볼 참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AI 두 개를 나란히 놓고 일을 시켜보는 게 신기하기는 한데, 정말 믿고 맡길 만한 조합인지는 좀 더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
에이전트든 개발자든, 일을 맡기는 언어는 결국 같은 문제로 돌아온다. 그 문제를 먼저 다룬 책을 써두었다.